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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파랑』 소설 리뷰(인간의 경계, 희망, 콜리)

by ours91 2025.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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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천 개의 파랑 표지 관련
소설 천 개의 파랑 관련

 
기계는 사랑할 수 있을까? 천개의 파랑이 던지는 질문은 만약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기계가 있다면, 우리는 그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천 개의 파랑』은 감정을 가지지 못한 휴머노이드 ‘콜리’가 소외된 인간들과 관계를 맺으며 점차 변해가는 과정을 그립니다. 본래 경주용 기마선수로 설계된 콜리는 더 이상 쓸모없다는 이유로 버려질 위기에 처하지만, 로봇에 관심이 많은 연재와 그의 가족을 만나면서 예상치 못한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감정을 느낄 수 없는 존재로 여겨졌던 콜리는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며 독자들에게 깊은 질문을 던집니다. 인간이란 무엇이며, 기계도 사랑할 수 있을까? 감성과 철학이 조화를 이루는 이 작품은 독자들에게 단순한 감동을 넘어선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1.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묻다

『천 개의 파랑』은 단순한 SF 소설이 아닙니다. AI와 인간, 기계와 감정이라는 주제를 다루지만, 그 핵심은 ‘인간성이란 무엇인가?’라는 철학적 질문에 있습니다. 우리는 감정을  느끼고 사고하는 존재를 인간이라 여기지만,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거나 감정이 없는 존재를 인간 이하로 판단하는 것이 정당할까? 콜리는 본래 경주용 로봇으로 만들어져 감정을 느낄 필요조차 없는 존재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학습용 칩이 들어간 기수였고, 인간들과의 관계 속에서 점차 변해갑니다. 그 변화가 인간이 설정한 프로그램의 결과인지, 아니면 그 자체로 하나의 감정인지는 독자들이 고민해야 할 문제입니다. 작품 속에서 콜리는 인간이 가진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지만, 자신만의 방식으로 타인을 이해하고 위로하며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웁니다. 그는 인간의 행동을 학습하며, 누군가를 돕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게 되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콜리를 단순한 ‘기계’로만 보려합니다. 기계가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그것은 인간과 같은 감정일까? 아니면 인간과는 다른 방식의 감정일까? 『천 개의 파랑』은 이러한 질문을 던지며 독자들에게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2. 차별과 소외 속에서 피어나는 희망

이 소설은 인간과 기계의 관계뿐만 아니라, 사회적 약자들의 삶을 섬세하게 조명합니다. 주인공 연재는 신체적 장애로 인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언니와 엄마인 보경과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는 사회에서 스스로도 자신이 무언가 부족하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그런 그에게 콜리는 단순한 기계가 아닙니다. 오히려 서로가 서로를 채워주며 성장해 나가는 존재가 됩니다. 콜리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경주마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순간, 그는 ‘쓸모없는 기계’로 취급받는다. 감정을 가질 수 없다는 이유로 인간과 동등한 존재로 인정받지 못하고, 사회로부터 배제됩니다. 하지만 연재와 그의 가족은 콜리를 단순한 기계가 아닌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 어느순간 받아들입니다. 그 과정에서 콜리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가족과 같은 존재가 되어갑니다. 이러한 관계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완전한 인간’의 기준이 무엇인지 되묻습니다. 연재의 언니는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완전한 가족이 아니라는 이유로, 콜리는 기계라는 이유, 투데이는 아픈 경주마란 이유로 차별받지만, 결국 그들이 보여주는 유대감과 이해가 진정한 인간성을 의미하는 것이 소설은 단순히 차별과 소외를 그리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도 피어나는 희망과 연대를 통해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합니다.

3.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존재, 콜리

이 소설에서 가장 인상적인 점은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기계’ 콜리의 모습입니다. 인간들은 흔히 감정을 가지는 것을 인간성의 중요한 요소로 여깁니다. 하지만 콜리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존재로 설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타인을 위로하고, 이해하며, 헌신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오히려 소설 속 인간들은 때때로 자기중심적인 모습을 보이며 비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냅니다. 예를 들어, 콜리는 연재를 보호하고 그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돕습니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존재라면, 그러한 행동이 가능할지 의문이 듭니다. 감정이 없는 대신 그는 인간의 감정을 학습하며, 상대를 위해 최선의 선택을 고민합니다. 이는 단순한 프로그래밍이 아니라, 스스로 관계를 맺고 배우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반면, 인간들은 때때로 감정에 휘둘리고, 이기적인 선택을 하며, 타인을 배척합니다. 소설 속에서는 콜리를 단순한 도구로 보려는 사람들과, 그를 가족으로 받아들이려는 사람들이 대비되며, 인간성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결국, ‘인간다운 존재’란 단순히 감정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타인을 이해하고 함께 살아가려는 노력에서 비롯되는것 같습니다. 콜리는 감정을 지니지 않았지만, 그 누구보다 따뜻한 존재로 그려지며 독자들의 마음을 울립니다.

마무리하며

이 책을 덮고 나면, 우리는 한 가지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기계는 사랑할 수 있을까?" 사랑이란 감정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닐까? 만약 그렇다면, 콜리는 충분히 사랑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천 개의 파랑』은 단순한 SF 소설을 넘어, 인간성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는 작품인 것 같습니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점점 우리 삶에 가까워지는 지금,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결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인간과 기계의 관계를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 기계가 인간보다 더 따뜻할 수 있다면, 우리는 그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에 대한 고민거리를 던져줍니다. 이 작품은 감동적인 이야기와 철학적 질문이 어우러져 독자들에게 묵직한 여운을 남깁니다. 따뜻하면서도 깊이 있는 서사가 돋보이는 『천 개의 파랑』, 아직 읽지 않았다면 꼭 한 번 읽어보기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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